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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28번째 생일을 맞으며...

나는 생일을 잘 챙기는 사람이 아니다.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을 뿐더러 혼자서 보내는 걸 더 좋아한다.
누구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누구는 부모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나는 혼자서 보내는 걸 좋아한다.
평소에 먹고 싶었던 걸 먹기도 하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기도 한다. (극장엔 안가지만)
별다른 해야할 일이 없는 한 상당히 자유롭게 "혼자서" 시간을 보낸다.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보면 작가는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은
그 사람과 새롭게 일년을 또다시 보낼 수 있음을 감사하는 일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의미는 맞으리라)

물론 그런 좋은, 그리고 따뜻한 의미가 있겠지만(저 의미를 부정하진 않는다.)
남들에게 축하받기 보단...
혼자 평소보다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난... 사회성 결여인건가...?? (그렇다고 이런 내가 싫은건 아니지만..)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내가 신경쓰지 않더라도 나의 혹은 친구들의 생일을 알려준다.
싸이월드를 예를 들자면 접속만 하면 누구 생일이 몇일 남았네 오늘은 누가 생일이네..
물론 나도 싸이월드를 하던 시절에는 상당히 도움을 받긴 했으나...
"내"가 그 사람의 친구인건지... "싸이월드"가 그 사람의 친구인건지...

따로 생일을 기억하고 "도움"을 받는 거라면 상관없겠으나...
정말 말그대로 누구의 생일이 언제인지 신경따위 쓰지 않아도 알려주니 조금 문제라고 느낀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는 싸이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가
(일부러 의존할 수도 있고 은연중에 "전적"으로 도움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일을 놓칠지도 몰라서 정기적으로 핸드폰 일정을 확인하고 있다.

덕분에 소중한 후배의 생일을 놓치지 않고 챙겨줄 수 있었다.
케이크니 파티니 하는 건 없었지만 점심한끼하며 서로의 안부를 전할 수 있었다.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나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으니..)

직업적으로 생일을 기억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방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일은... 왜 1년에 한번씩 보낼까...
한동한 역법에 관심을 가지면서 생긴의문중 하나다. (역법... 점보는 거 말고... 달력할때 역..)

역사적으로 역법은 종종 바뀌어 왔다. 물론 생애에 바뀔 일은 없겠지만...
역법이 바뀔 때에 살던 사람들은 생일이 졸지에 바뀌지 않는가...
(특히나 7월과 8월이 끼어들었을때는 더욱이...)

그 이후 쭉... 하고 있는 생각은... 유동성이 있는 "1년"이란 단위보다...
해가 두번뜨거나 안뜨지 않는한 바뀌지 않을
"일"단위로 생일을 챙기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애기들 100일이니 하는 것도 있으니..)

생일을 100일 단위로 한다면 너무 잦으니...
1000일 단위로 한다면... 3년에 한번이니... 좀 더 의미가 생길 수도 있고...

나같은 경우는 오늘로 태어난지 9835일째가 된다...
10000일째가 되는 날이...28번째 생일보다 더 "의미"있어 보이지 않은가...??

사회적 관습이란 편의성도 한몫하니.. 1년단위 생일을 대체할 일은 없겠지만.....

 



 

음력 생일을 챙기느라 과거엔 어물쩡 넘어가기 일수라 좋았지만..
인터넷 시대 초기에도 각 포탈이 음력을 지원하지 않아서 축하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지만...
요즘은 툭하면 음력이 지원되어서...
축하해주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해
툴툴거리며 싸이를 탓한지 1년 남짓...

아무도 내 생일을 모르고.. 엄마로부터 생일 축하전화를 받은 오후...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붙들고 늘어져야하는 전자회로실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탓하며 포스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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