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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고객센터 이야기

아르바이트로 모 인터넷 프로바이더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주업체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회사의 부가서비스로 백신+윈도정리+ ... + 원격점검 기능이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다.
행복을 준다는 모 인터넷 프로바이더의 고객센터중 하나인셈.
고객들 입장에서는 이런 속사정을 알리 없으니 그 대기업의 고객센터라고 알고 전화를 하기도 한다.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곳에서도 별별 사람이 다 있다.
특히 어떤 사람 하나가 정말 인상이 깊어서 포스트를 쓴다.

내가 일하는 곳은 쉽게 보면 3가지 일을 한다.
1. 인터넷 회선 개통한 사람들이나 기존 회원들에게 전화를 해서 1개월 무료라며 부가서비스 가입을 권유하고 승락시 몇일 몇시에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인지 스케줄을 잡고..(스케줄러)
2. 그 스케줄에 맞춰서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 원격 접속하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개통상담원)
3. 프로그램을 설치받은 고객의 문의/불만사항이나 원격점검 요청에 응대한다. (고객지원)

딱 봐도 1과 2의 일을 하는 사람은 실적이 중요하다.
그래서 기본급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나온다.
그런 탓인지 1번과 2번일을 하는 사람은 시간에 쫒겨 전화를 걸어대고 말이 빨라진다.
그러면 불만은 3번 일을 하는 사람.. 즉 내가 일하는 부서에 쏟아진다.

부서가 다르다고는 하나 한 사무실에 파티션만 쳐놓고 일하기때문에
다른사람이 전화하는 소리도 다 들린다. 게다가 2번일 같은 경우는 자연스레 목소리도 커진다.
고개지원쪽에서 일하다보면 개통쪽 사람들 통화내용이 다 들리는데...
유독 어떤 한사람 목소리만 귀에 거슬린다.
통화내용을 보면 고객을 개떡으로 알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따로 교육이랍시고 하는게 없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고객을 대하는 태도나 어투 용어 등의 교육이 전혀 없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고객 상대하는 쪽으로는 옆사람 하는거 듣고 배우면 된다라고만 교육받았다.
하지만...
사람이라는게 상식이 있기 마련이고 자신도 고객으로서 고객센터에 전화해본 경험이 있을 테니
고객을 대하는 기본적인 예절같은 건 보통은 알려주지 않아도 잘 알아서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거 전혀 없다.
한시간에 몇 개이상 개통시켜야 되고 실적이 달려 있어서 그런지
한번에 매끄럽게 진행이 안되면 고객한테 짜증을 낸다.
업무가 상담원이 전화를 걸고 시간/장소가 괜찮은지 확인한 뒤 상담원이 불러주는 주소로 고객이 접속해서 프로그램하나를 실행한뒤 인증번호를 입력해야 원격이 되고 프로그램 설치를 한다.

업무가 이렇다보니 나이드신 분들이나 주부님들, 컴맹 고객님한테 걸리면 진행하는게 만만치 않다.
적지 않은 빈도로 혼자 사시거나 자제분 시간이 업무시간과 맞지 않아
컴퓨터를 할 줄 아는 다른 가족에게 못 넘기고 울며 겨자먹기로 진행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개통상담원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들보다는 다른 사람을 하는게 이득이므로
대강 둘러 보고 전화를 끊거나 해서 다른 사람이 처리하도록 미루는게 보통인데
앞서 말한 이 사람은 이런 경우 정말 쉽게 짜증을 낸다.
보통은 "... 아뇨, 그거 말구요 고객님~. 이렇게 저렇게 하셔야 되세요~." 하는데
이사람은 "... 아뇨, 그거 말고요! 딴거 손대지 말고요! 왜 그 버튼을 못 찾아요! 어후! 저기요!..."
옆에서 들어보면 이 상담원 입에서 고객님 바보예요?? 하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다.

저렇게 하면 안될 거 같은데.. 하면서도 해당 부서장이 별 터치를 안해서 가만히 있었지만
업무를 하면 할수록 클레임 전화의 내용이 딱 그 사람을 연상시키는 내용이 늘어났다.
"그냥 제가 시키는대로만 하시면 되세요. 아무것도 건들지말고 그냥 계세요" 하면서 부가서비스 가입을 시켰다거나... 요금에 대해 약관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어서 문의하자 상관없으니까 그냥 하면된다면서 화를 냈다거나... 서비스 내용 설명을 하나도 못들었다며 왜 전화해서 이런거 하냐고 화를 내는 고객에게 자기는 설치만 하는 직원인데 왜 자기한테 화를 내냐며 고객이랑 싸웠다거나...

모두 그 사람이 원인이 된 클레임들이다. 물론 100% 확신 할 수는 없지만
저런 태도로 고객을 대하는 사람이 그 사람 한 사람밖에 없기 때문에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센터에 걸려오는 고객도 천차만별이라 거짓말도하는 고객도 있긴 해서
100% 상담원 잘못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옛날부터 싫어했던 기업이긴 하지만
이런 일들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해당 대기업이 조금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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